다이어리/일상

[#1, 직장생활] 내 직업은 '도어맨'이고 잠실역 근처 호텔에서 일합니다.

늙은동그라미 아재 2025. 3. 14. 21:58

※본 포스팅은 현직 도어맨의 입장에서 작성하는 글이므로 가볍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도어맨으로서 해야 되는 일과 1년 이상을 일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도어맨'이 궁금해서 찾아오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참고로 도어맨의 업무는 간단할지라도 마냥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절대로요.

 

#1, 도어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모든 사람들이 일을 구하는 것은 대부분 '돈'이 필요하듯이 저도 물론 돈이 필요해서 일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도 30대를 바라보는 나이였고 슬슬 자리를 정착할 필요가 있었기에 채용 공고를 뒤져보고 있는 도중이였는데요. 알바몬에서 일을 알아보던 중에 딱 '도어맨'이 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도어맨'이란 개념을 아예 몰랐던 나는 호기심 반으로 이력서를 넣어봤는데..이렇게 도어맨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1년 이상을 넘게 도어맨을 하고 있네요......

 

 

#2, 도어맨을 하는 호텔은 어디서?

막상 도어맨으로서의 일을 할 수 있는 호텔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국으로 따지자면 의외로 많아요. 그리고 각 호텔마다 분위기와 스타일이 다르기도 해서 도어맨의 형태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호텔은 '도어맨'이지만 '벨맨'역할을 전부 할 수도 있는 거고 또, 어떤 호텔은 청소와 수리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도어맨에 관심이 있으시면 '알바몬'과 '사람인'쪽에서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해당 사이트에서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3, 도어맨이 하는 일은 뭔가요?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근무지는 호텔 바깥 1층에 상주해 있습니다. 바깥에는 '발렛'과 '도어맨'이 항상 상주해 있는데 도어맨으로서 하는 일은 우선 '현관문'을 열어주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① 현관문 열어주기

고객님이 들어오시거 나가시면 도어맨은 현관문을 열어줍니다. 아, 그리고 호텔 현관문은 의외로 커요. 그것도 아주 많이. 문은 두껍고 열 때 한 손으로 열어야 하므로 힘을 줘야 됩니다. 그리고 호텔에 워낙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열었다 닫았다를 매번 반복합니다. 그것도 매일.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님을 맞이하면서 밝은 미소로 인사해주는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회사에서 이직하거나 처음 출근하면 첫인상을 심어주듯이 도어맨도 마찬가지로 고객님들께 무뚝뚝한 표정이 아닌 밝은 미소로 인사해줘야 하는 것이 도어맨들의 의무입니다. 제가 일을 하고 있는 곳에서는 앞에 프랑스식 인사를 붙이면서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② 짐 들어주기

호텔로 찾아오는 분들 중에서 캐리어를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주변에 백화점이 있어서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분들 중에서 쇼핑백을 한아름 안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항공 택시나 자차를 타고 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캐리어나 백(가방) 혹은 쇼핑백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때, 도어맨들이 가서 고객님을 맞이하면서 대신 짐을 들어주고 같이 호텔 안쪽으로 에스코트를 해드리고 있는데요. 우리 호텔은 '벨맨'이 없기 때문에 바깥에 상주하고 있는 도어맨과 발렛, 그리고 컨시어지 직원들이 그 역할을 대신 맡고 있습니다.

 

③위치 안내하기

위치 안내는 도어맨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 호텔로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서 위치를 잘 모르시기 때문에 고객님들께서 많이들 물어보시는데요. 이 레스토랑이 몇 층에 있는지, 이 카페는 어디에 있는지 등 등, 물어보는 비중이 너무 많아서 위치를 외우는것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④  발렛직원과 컨시어지 직원 보조해주기.

현 호텔은 차를 타고 발렛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러 오는 고객들이 많은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발렛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동안, 차에서 내리는 손님이 있을 경우에는 도어맨이 가서 대시 차 문을 열어주고 짐이 있으면 대신 짐을 들어줍니다. 피크타임이 터지면 발렛 직원들이 어쩔 수 없이 입차나 출차가 너무 잦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도어맨은 차를 타고 와서 발렛 서비스를 대신 응대해주고 있습니다.

 

 

#4, 도어맨은 호텔 소속인가요?

이건 호텔마다 전부 다릅니다. 현재 나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도어맨이지만 호텔 소속이 아닌 외부 업체에 소속된 상태로 일하고 있습니다. 

 

 

#5, 도어맨의 복장은?

이것도 역시 호텔마다 다릅니다. 어떤 호텔은 개인 검은 정장복을 구비해서 일을 하는 곳도 있고 어떤 호텔은 유니폼 자체를 빌려주고 있습니다.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호텔은 도어맨의 복장(유니폼)을 빌려주고 있지만 '검은 구두'는 따로 구비해둬야 합니다.

 

 

 #6, 도어맨이 하는 일의 강도는?

지금 내가 있는 호텔은 다른 나라에서도 유명한 호텔인지라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편에 속하는데요.  그러나, 이것은 사람마다 느낄 수 있는 일의 강도는 제각각이라 뭔가 확답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 기준에서 말하자면 비성수기 일때는 안 바쁩니다. 반면에 '성수기'이거나 호텔 안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많이 잡혀있을 때, 이 날은 몸을 많이 바삐 움직여야 되서 힘들기도 합니다.

 

 

#7, 도어맨의 장점과 단점은?

① 장점

도어맨의 장점부터 말하자면 하는 일은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편에 속합니다. 고객님이 오시면 인사해주고 현관문을 대신 열어주고 대신 짐만 들어드리면 끝입니다. 그리고 비록 본인은 호텔 소속은 아니지만 중식과 석식을 먹을 수 있어서 식비가 절약되는 점이 있고 복장은 개인 정장복이 아닌 호텔에서 유니폼을 빌려주고 있어서 따로 사비를 안 들여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장점은 이걸로 끝.

 

② 단점

단점은..우선, 도어맨을 힘들게 하는 단점 중 하나인 '환경'입니다. 이건 무조건 100% 환경이다. 도어맨은 항상 바깥에 상주해 있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항상 서 있어야 합니다. 매일. 

 

특히, 힘든 시기는 '여름'과 '겨울'인데 여름은 너무 더워서 땀을 흘리게 되고 바깥에서 오래 서 있어야 해서 불쾌지수를 많이 받게 됩니다. 겨울은 양모코트와 목도리, 장갑, 핫팩을 호텔에서 제공해주고 있지만 추위를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해서 추운 상태에서 계속 일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존재하죠. 호텔에서 겨울을 2번 보냈는데 '감기'와 '몸살'을 자주 겪어서 힘든 시기가 꽤나 많았습니다.

 

 

마무리를 지으며

도어맨은 단순한 업무일지라도 서비스직이고 다양한 고객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위치라서 생각보다 다양한 상황들을 겪고 합니다. 덕분에 요 1년 간, 쌓인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굉장히 많아서 인스타툰으로 그리면 대박날지도..?라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그래도 솔직히 말하자면 도어맨은 밑천이 없어서 누구든 와서 일을 해도 어렵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도어맨은 높은 책임감과 어느 정도의 영어회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참고해주세요. 그럼 이만.

 

그리고 이 외에도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답변해드리겠습니다~